블로깅을 멈춘 가장 큰 원인이었던 번역서 <뇌의식의 대화>가 지난 1월 출간되었다. 네이버 북스 링크
사실 아마추어, 아니 일반인이 번역을 하겠다고 달려든 것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
불가피한 시행착오로 적잖은 애를 먹었다.
운동을 그만뒀고, 몸이 다소 나빠졌다.
본업인 연구도 지연되었다.
미처 다 바로잡지 못한 오류들은 아직도 쿡쿡 쑤신다.
이런 번역자를 믿고 하염없이 기다려 준 출판사 사장님께 감사할 따름.
제본된 책을 받아든 후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들은 2, 3월에 겪은 인생 최악의 슬럼프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5000만 명 한국인 중 아무개가 이 책을 집어든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ㅡ하는 고민이었다.
이제는 당시의 감정은 밀려가고 담담하게 추억할 수 있지만,
별다른 예행연습 없이(난 파워블로거도, SNS 헤비유저도 아니니까) 글을 짓고 
그걸 갑자기 세상에 내보인다는 것이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그래도 이번 작업으로부터 내가 크게 성장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문장력이 자각될 정도로 늘어서 두 번째 책 <뇌의식의 우주>를 훨씬 수월히 작업할 수 있었다.
출간 기념으로 두 차례 강연한 것도 정말 큰 자극이었다.
내가 추구하던 삶의 형태가 괜찮은 삶일까ㅡ지식 생산자로서, 글을 짓는 사람으로서 내가 살아도 되는 것일까ㅡ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름의 답을 얻었다.
요컨대 대중성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고, 
지금은 타겟 독자에게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시장성은 출판사 內 의사결정권자의 몫이라고)
필력은 성장 가능하되 왕도가 없고, 꾸준한 글짓기와 글읽기만이 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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